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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검은 옷에 대한 단상

이쁜왕자 2024. 6. 29. 14:39

 

내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한국인들은 은근히 '검은 옷'을 많이 입는다. 특히 겨울철만 되면 '검정 코트' 내지 '검정 패딩'을 입은 사람들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나도 겨울용 외투의 다수가 검정색 내지 아주 짙은색이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이 '검은 옷'에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검은 옷이 칙칙해 보이기 때문도 아니고, 검은 옷이 장례식 분위기가 나서도 아니다.

그저 '밤에 잘 안보인다'라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이유이다.

자동차 운전자 입장에서, 검은옷을 입은 사람이 횡단보도도 아닌 곳을 무단 횡단할 경우, 아스팔트의 검정색 + 어두운 가로수 조명 + 검은 옷 + 하향등 조명 이 콜라보 되어, 정말 가까이가 아닐 경우 잘 안보인다.  


실제로 어느날 인적이 드문 도로에 검은 옷으로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낼 뻔했다. 다행히 차량의 속도는 충분히 낮았고, 뭔가 이상한게 보여서 미리 브레이크를 밟은 덕에 사고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완전히 정차한 이후에서야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검정색 롱패딩, 검은 긴머리, 검은 가방,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 등등 스텔스 보행자로써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었다.

검은 소로 밭을 가니 컴컴한지 아니한가?
그러라고 볏 달았지요.


갑자기 이 문답이 떠올랐는데, 검색해 보니 '춘향전'에 등장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정말로 밤에 검은옷을 입고 다니려면 '볏'을 달아야 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현대인들은 대부분 '볏'을 하나씩 들고 다닌다.

 

바로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걷는 것이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때로는 스마트폰에서 비춰 나오는 불빛이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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