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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설국열차와 양갱, 그리고 갈매기 고기.(스포일러 경고)

이쁜왕자 2013. 8. 12. 22:05

설국열차
감독 봉준호 (2013 / 프랑스,한국,미국)
출연 크리스 에반스,송강호,에드 해리스,존 허트,틸다 스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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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는 분명히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열차는 탄탄한 자본주의 체제를 의미하며, 열차 제일 끝칸에는 하층민 노동자가 살고 있고, 그들의 리더격인 커티스가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이다.

내가 본 관점과는 약간 다르지만, 이런 관점을 자주 잘 설명한 딴지 일보 기사를 하나 링크한다. 읽어 볼 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다. 제목대로 스포일러 가득한 글이므로, 영화를 본 사람들만 읽어 보길 추천한다.

[분석]설국열차, 그 비밀의 key를 풀어 헤치다(스포有)
 
영화의 각 요소와 자본주의를 아주 잘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관객을 아주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단백질 블록'이다. 마치 양갱처럼 생긴 이것은 설국열차 볼때 필수 치참 요소로 알려 졌고, 관객들을 꽤나 불편하게 만들었던 요소이다.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정말 궁금하면 검색엔진에 '설국열차 양갱'으로 검색해 보기 바란다. 다만, 스포일러 이므로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검색하지 말고, 즐겁게 양갱을 사들고 간뒤, 맛있게 양갱을 먹으며 영화를 보길 바란다.

하지만, 난 이 영화에서 양갱과 더불어서, 일명 '갈매기 고기'라는 또 다른 불편한 요소를 보았다.



* 스포일러 경고 *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터넷에 '맹인 갈매기 고기' 정도로 검색해 보면 나오는 내용이다. (거북이나 돌고래 고기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한 맹인이 음식점에 들어가서 '갈매기 고기'로 만든 요리를 주문하고 음식 맛을 보았다. 그 사람은 요리사에게 이것이 정말 갈매기 고기가 맞냐고 다시 한번 물어 봤고, 요리사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 사람은 그 즉시 바다로 뛰어 들어 자살했다.

왜 그랬을까? 


이는 일종의 상황 퀴즈인데, 이 상황이 말이 되도록 배경 설정을 만들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답으로 인정하는 답은 아래와 같다. (기억나는 대로 쓰는 것임)

어떤 사람이 탄 배가 난파되어 배에 탑승한 사람들이 단체로 무인도에 표류하였다. 게다가 이 사람은 난파 사고로 인해 실명까지 해서 눈도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구조선은 오지 않고, 비상 식량 마저 떨어 져서, 사람들은 굶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기 굽는 냄새가 났다. 그 사람이 일행에게 왠 고기냐고 묻자, 난파된 일행은 갈매기 고기라고 답을 하며, 그 사람에게도 고기를 나눠 주었다. 난파된 일행은 그렇게 갈매기 고기를 나눠 먹으며 생존한 끝에 겨우 구조되어 무인도를 벗어 났다. 


그 후 어느 날엔가, 이 사람은 무인도에서 먹었던 그 갈매기 고기가 생각났고, 그 맛을 잊지 못해서 다시 먹어 보고 싶어 졌다. 그래서, 어느 바닷가의 음식점에 가서 갈매기 고기 요리를 주문했다. 하지만, 자기가 무인도에서 먹어본 갈매기 고기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기에, 요리사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였으나, 지금 먹고 있는 고기는 갈매기 고기가 분명히 맞다고 답을 하였다.


그 순간 그는 모든 걸 깨닫게 된다. 무인도에서 자기가 먹었던 것은 갈매기 요리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그 무인도에서 고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같이 난파된 다른 일행들 뿐이었음을...


사실을 깨달은 그 사람은 바로 자살해 버린다. 


여러가지 세부적인 변형이 있지만(맹인 남편과 그 아내 2명만 난파된 경우), 모티브가 되는 내용은 위와 같다.

그런데, 나는 바로 위 내용을 설국열차에서 보았다. 실제로 이를 위한 여러 장치를 깔아 둔 흔적도 보았다.

* 시작 부분에서 난데 없이 '스테이크' 이야기를 한다. 


* 꼬리칸 사람들은 양갱처럼 생긴 맛있는(!) 단백질 블록 만을 먹고 산다.


* 메이슨은 주구줄창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특히, 수족관과 일식 요리사가 있는 열차에서 살아있는 생선에서 즉시 만든 초밥을 앞에 두고, 이 좁은 열차에서 닫힌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주 적은 량의 생산량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 열차에는 과일을 재배하는 온실과 물고기를 키우는 수족관이 보이지만, 동물을 키우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육류 보관실은 보인다.


* 앞쪽 칸의 군대는 꼬리칸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릴만한 충분한 힘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그들을 살려 둔다.


* 엔진룸에 들어가기 바로 전에 커티스는 남궁민수에게, 자신의 식인 경험과 자기가 왜 길리엄을 따르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 초반에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2명의 아이를 앞으로 데리고 간다. 그런데, 커티스가 마지막 엔진룸에 도착하여도, 2명의 아이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대신 잘 구워진 스테이크가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고, 윌포드는 맛있게 스테이크를 먹는다. 


여기까지 보았을때, 위에서 언급한 '갈매기 고기' 요리 이야기가 떠 올랐다.

앞쪽칸의 군대는 꼬리칸을 사람들을 싹 죽어 버릴 충분한 힘이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진 않으며, 74% 라는 수치를 언급하며 굳이 그 수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꼬리칸이 없어도 그 열차의 생태계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지언데, 굳이 그들을 먹여 가며 살려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나 바이올린 연주자가 필요해서? 그것은 아닐 것이다. 꼬리칸 역시 그 열차 생태계의 일부분으로써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열차에는 동물 우리는 없지만,[각주:1] 육류 보관/가공하는 열차칸은 등장한다. 기차가 처음 만들어 졌을 당시 창고에 비축해둔 고기를 17년동안 잘 아껴서 지금까지 먹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냉동 창고 동물 우리가 보였다면 이런 생각 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영화에서 보여지지는 않는다. 동물 우리 대신 그것과 비슷한 것은 영화 초반부에 이미 등장했다. '꼬리칸'이라는 것이..

즉, 꼬리칸은 앞쪽칸 사람들에게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서 소/돼지 대신 사육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꼬리칸의 사람은 애초에 사람도 아닌 동물 취급일 뿐이며, 단백질 블록이라는 '사료'를 먹고 자랄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 끌려간 두 아이가 엔진룸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것도, 테이블 위에 요리된 채로 있었기 때문일꺼라 생각했다. 

나는 저 엔진룸 씬까지 보았을때, 
커티스가 그 스테이크의 맛을 보고서는 예전에 먹어 본 그 '갈매기 고기'임을 알아 채고는, 광분하여 윌포드와 싸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래서, 나는 엔진룸에서 잘 구워진 스테이크를 보았을때 아주 불편한 감정을 느껴야마 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내 추측은 틀렸다. 


일단, 앞으로 끌려간 두 아이는 죽지 않고 살아 있었으며, 커티스는 스테이크를 먹지 않았다.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뒷 이야기에는 동물원 칸을 만들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로 삭제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감독은 엔진룸의 스테이크가 처음에 끌려간 아이로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게끔 일부러 유도했다고 생각하며. 양갱과 더불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또하나의 장치였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이쁜왕자 -
- Valken the SEXy THief~~ ^_* -


  1. 봉준호 감독은 동물 칸도 만드려고 했는데, 제작비 문제로 삭제되었다고 영화 개봉후에 언급을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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