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왕자 만쉐~~
니키 라슨 - 시티헌터 실사판 본문
시티헌터 실사판
시티헌터는 1993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성룡, 왕조현이 주연이었고, 구숙정, 여명도 나오는 호화 출연진이었는데, 흥행과 평가는 좀 미묘합니다. 원작 그대로를 따랐다기 보다는 성룡 특유의 각색이 이루어졌고, 주인공이 사에바 료일뿐 원작과는 많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2011년에 SBS 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적이 있는데, 주인공 역은 이민호가 맡았습니다. 하지만, 제목만 따왔을 뿐 사실상 아예 다른 작품으로 봐도 될 정도로 다른 작품입니다.
니키 라슨은 프랑스에서 2019년 개봉한 영화인데, 정말 잘 만들어진 시티헌터 실사판 영화입니다.
작품의 제목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한국에 수입될 때 이름이 한국식으로 바뀌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슬램덩크'의 주인공이 누구냐고 물어 본다면, 북산고의 '강백호'가 나오지, 쇼호쿠 고교의 '사쿠라기 하나미치'라고 대답할 한국사람은 극히 적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은하철도 999의 주인공은 '호시노 테츠로'가 아니라 '철이'이고, '짱구는 못말려(크레용 신짱)'의 주인공은 '노하라 신노스케'가 아니라 '신짱구'입니다.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작품의 제목도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크레용 신짱'은 '짱구는 못말려'로 바뀌었고, '철완 아톰'은 '우주소년 아톰'으로 바뀌었으며, '카드캡터 사쿠라'는 '카드캡터 체리'가 되었죠. '고스트 바둑왕'의 원제는 '히카루의 바둑(ヒカルの碁)'이고, '소년탐정 김전일'의 원제는 '긴다이치 소년의 사건부 (金田一少年の 事件簿)'입니다. 우루세이 야츠라(うる星やつら) 같은 경우는 출판사의 고심끝에 '시끌별 녀석들'이라는 미묘한 이름으로 바뀌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바뀌는 것은 일본 작품 뿐만 아니라 미국 작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초월번역으로 호평받는 것으로는 미국 영화 'Ghost'가 한국에서 '사랑과 영혼'이라는 이름으로 개봉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원제는 'Frozen'이고, 영화 '분노의 질주'의 원제는 'The Fast and the Furious'이며, 영화 '미녀 삼총사'의 원제는 'Charlie's Angels'이지요.
시티헌터의 경우도 주인공 '사에바 료'는 한국 해적판에서 '방의표' 또는 '우수한'으로 바뀌었으며, 이 '우수한'이란 이름은 투니버스판에서 정식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는 프랑스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니키 라슨(Nicky Larson)'으로 바뀌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시티헌터 애니메이션을 'Nicky Larson'이란 제목으로 TV 방송하였습니다.
아마도 프랑스에서는 '시티 헌터'라는 이름 보다는 '니키 라슨'이 더 알려져 있는 상황인것으로 보이고, 그러다 보니 프랑스에서 시티헌터 실사판 영화를 만들고서는 제목을 'Nicky Larson et le parfum de Cupidon'로 상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 한국에 넘어 오며 '니키 라슨'으로 개봉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
처음 포스터만 접했을 때는 시티헌터를 모티브로 하는 B급 싸구려 영화로 생각하기 딱 좋습니다. 하지만, 성룡의 시티헌터에 비하면, 이 '니키 라슨'은 정말 훌륭하게 실사화된 작품입니다. 감독이자 주인공은 필립 라쇼(Philippe Lacheau)입니다.
일단 우미보우즈는 정말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재현도가 높습니다. 두 주인공 리키 라슨과 로라 (원작 기준 사에바 료와 카오리) 역시 상당히 잘 재현되었습니다. 억지로 코스프레 한것이 아니라 비교적 자연스럽게 잘 소화된 모습니다.
원작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과장되고 오버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는데, 원작을 모르면 재미없는 B급 코미디로 느껴질 수 있지만,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하~'하며 재미있게 즐길만한 요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스토리는 원작과 무관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인데, 원작을 모르고 보더라도 완결성 있게 잘 만들었습니다. 두 주인공에 대한 떡밥 처리도 스토리에 맞물려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