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왕자 만쉐~~
2022년 가뭄 이야기, 그리고 싸이, 청계천. 본문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100139
2022년 지독한 가뭄으로 소양강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기사가 나왔다. 사진으로 보면 더 처참한 데, 정말 바닥까지 말라 버렸다. 다른 나라들이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는데, 우리나라라고 딱히 상황이 다른 것이 아니다.
소양강이 그저 강원도의 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소양강은 북한강의 원류이고, 북한강은 이름 그대로 한강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소양강에 물이 부족하다' => '한강에 물이 부족하다' 로 이어지게 된다.
한강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가장 중요한 상수원이다. 정확하게는 한강이 아니라, 한강에 지어진 여러 댐들이 상수원이다.
한강에는 팔당댐, 청평댐, 의암댐, 춘천댐, 화천댐, 소양강댐, 충주댐 등 다수의 댐을 지어서 상수원을 확보하고 있다.
http://www.hrfco.go.kr/sumun/damList.do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각 댐들의 현황을 볼 수 있는데, 2022년 6월 7일자 상황이 아래와 같다.
총저수량(저수량+공용량) 이 20억톤이 넘어가는 대용량댐은 평화의댐, 소양강댐, 충주댐 이렇게 3개이다. 그중, 평화의댐은 완전히 비어 있고, 소양강댐, 충주댐 둘다 40% 가 안되는 바닥상태이다. 게다가, 소양강댐, 충주댐 모두 적은 유입량과 낮은 저수율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하게 방류하고 있다.
아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아래 쪽에 있는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의암댐은 유입량과 방류량이 같지만, 청평댐과 팔당댐은 압도적으로 유입량이 높다. 만약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방류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당장 청평댐, 팔당댐은 바닥을 보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저, 윗쪽의 댐을 열어서 아래쪽의 댐을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가뭄의 불똥이 튄게 있는데, 바로 '싸이흠뻑쇼' 이다. 싸이는 꾸준히 이 공연을 개최했고, 올해에는 2022년 6월 16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 공연은 이름 그대로 어마어마한 물을 쏟아 붇는 것으로 유명하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60610444877533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이렇게 가뭄이 심한 상황에서 물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사를 올렸다. 싸이가 직접 밝히길 매회 공연에 300톤 정도의 식수를 쓴다고 한다.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206070199
그러자, 또 다른 언론에서는 반대 입장의 기사도 작성되었다. 이보다 훨씬 많은 물을 사용하는 시설도 많은데, 일회성 공연에서 저정도의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은 답했습니다. “사람들 걱정은 이해하지만, (농수 부족으로) 싸이를 탓하기엔 무리가 있다”고요. “서울에서 매일 50만t 넘는 물이 단지 미관을 위해서만 쓰여요. 도시의 매력을 높이려고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이는 거죠. 그뿐인가요. 골프장을 생각해보세요. 한 곳에서만 하루에 1000t 가까운 물을 씁니다. 게다가 골프장은 지하수를 끌어다 쓰기 때문에 농가에 직격타를 줘요. 하지만 국민 체육 진흥을 이유로 오히려 골프장을 늘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환경오염을 동반한 물 사용이 농가에는 더욱 위협적입니다.” |
'미관을 위해서 쓰이는 물' 이 뭘까 했는데, 한강 분수라든지 이런게 아닐까 생각되었다. 생각해 보니 순수하게 미관을 위해서 수돗물을 뿌려대는 곳이 하나 생각났다.
바로 청계천이다. MB 는 공약으로 청계천 복원을 내세웠고, 실제로 당선되어 이 공약을 실행했다. 그런데, 청계천을 복원해서 공원화시키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복원하더라도 거기에 흐를 물이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청계천에 가보면 거기에는 맑은 물이 잘 흐르고 있다. 저 물의 정체는 다름아닌 '수돗물'이다.
https://www.sisul.or.kr/open_content/main/bbs/bbsMsgDetail.do?msg_seq=1835&bcd=branchbiz
서울특별시 산하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에서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는 청계천 유지를 위해서 2021년 자양취수장으로부터 1792만㎥ 를 공급받았다고 한다. 대략 1일 50000톤 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는 싸이가 공연에서 회당 300톤의 물을 사용하는 것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정말 가뭄이 걱정된다.
일단, 청계천 수도꼭지 부터 잠가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